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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뉴욕생활과꿈
남편에 대한 나의 감정의 변화 본문
나와 남편의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속마음까지 얘기하는 편이 아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속마음 내비치고 이야기 나누는 게 조금 힘들다.
속마음 내 비쳤다간 서로 감정 싸움으로 가는 게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터지고, 집에 붙어 있는 시간이 많으면서
많은 부부들의 싸움이 잦아 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도 그런 케이스에 속해 있었다.
정말 작년에는 2-3일이 멀다 하고 언성이 높아지고 마음이 상했던 것 같다.
5월생 둘째가 19개월까지 수유를 했고, 아직도 손이 많이 가는 첫 돌이었으니
내 몸과 정신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죽고 싶은생각까지는 아니었지만,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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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태어나고, 한국인인 나는 내가 보고 자란 대로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었고, 들면 부서질까 노심초사하며 아이를 애지중지 키웠는데...
그런 내 모습이 미국인 친척들이 보며, 지나치게 아이를 과보호한다고 생각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나에게 와서
"사람들이 너 투머치래. 일부러 그렇게 하는거냐고... "
이렇게 얘기를 몇 번 하는게 아닌가....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와이프가 투머치이긴 하지'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나에게 와서 아무 생각없이 그 이야기를 해준다고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엔
'내 남편은 나와 같은 배를 탄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제니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렇고, 문화가 달라서 그런것도 있으니 이해를 해 줘야 해'
라고 감싸주지 않은 남편에게 점점 괴리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잘하고 아이들에 집중해서 살아야겠다'
라고 다짐을 하고, 아이들만이 나의 빛처럼 살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남편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며,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게 되었고, 남편만 보면 나의 유일한 적을 상대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며 매일매일을 살아오다 가끔씩 멀리 차를 타고 떠날 때,
그때, 우리의 대화가 길게 이어지며 대화다운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매번 업스테이트 뉴욕에 갈 때면,
2시간 40분의 긴 여정을 우리의 대화의 장으로 이어간다.
남편과의 괴리감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남편의 공감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서운한 말을 할 때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주로 서운한 말들은 이야기를 하고 다음부턴 그렇게 안 해주면 좋겠어
혹은 다음엔 조금 더 신경 써줘.로 끝이 나고 내 마음을 이해하고 훈훈하게 끝이 나야 정상이지만,
'왜 그런 걸로 화를 내나?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까지 나오니...
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게 공감 능력인데
남편은 그게 정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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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Thanksgiving (미국 추수 감사절/11.26~28.2021)에
또 upstate New York 'WINDHAM"을 다녀왔다.
올라가는 길과 다시 집에 오는 길에 모처럼 속마음까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내가 왜 당신과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머님과 같이 합가 하는 것이 나에겐 왜 힘든지...
다 이야기를 했더니, 우리 남편이 화도 내지 않고
내 말을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 프로 이해하거나 내가 갖는 생각에 뭐라고 이야기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침착하게 대응하고 잘 풀어가려는 그의 행동이
두꺼운 동아줄로 묶여 있었던 나의 마음을 조금씩 느슨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정말 큰 집도 필요 없고, 명품 백도 필요 없다.
작지만 아늑한 나의 집에서 우리 가족끼리 행복하게 살고,
남편과 서로를 이해하며 잘 어우러져 사는 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 꿈이 작은 건 아니다.)
더 나은 남편과의 발전을 위해서 심리 상담가를 찾고 있다.
뉴욕에서 한국어를 하는 사람으로 찾기는 힘들겠지만, 잘 찾아볼 생각이다.
내가 먼저 시작해서 남편도 뒤에 같이 할 생각이라 더 든든하다.
매번 내가 문제가 있으니, 나만 가면 된다고 했었는데 ㅋㅋ
나도 내가 부족한 점 그리고 어렸을 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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