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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뉴욕생활과꿈

더 이상 시월드는 없다. 본문

내 개인적인 생각/시월드

더 이상 시월드는 없다.

JennyOh 2022. 9. 2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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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비컨 이쁜 앞 뜰.

 

한국에 가기 전부터 내 마음엔 이런 생각이 자리 잡았다. 

 

'어머님 인생은 어머님 인생. 내 인생은 오롯이 나의 인생.

나의 인생은 내가 선택하여 만들어진 것처럼 어머님 인생도 어머님의 선택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살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 인생을 후회없이 살기 위해 되도록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다짐했다. 

그러고 나니 내 마음도 한결 편해지고 어떤 일이 와도 해결해 낼 수 있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때 당시엔 남편과 홀시어머니 합가로 인해 많이 다투고 있었기에 스트레스가 아주 많았다. 

더 어머님네 가는 것을 꺼려하기도 했고 점점 피하게 된 것 같다. 

 

9월 27일 뉴욕 학교는 쉬었다. 

뉴욕은 종교들의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서 어느 종교이든 각 종교의 공휴일을 다 같이 쉬도록 하고 있다. 

물론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학생들만 쉰다. 

그래서 나의 인테리어 디자인 공부의 연장선으로 Guggenheim Museum을 가기로 계획했다

티켓 예매에서 걸려 우리는 Dia Beacon으로 가기로 계획을 변경했고,  
Dia Beacon은 우리 집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가는 길에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홀 시어머니 합가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합가 이야기를 듣자 마자 내 몸은 긴장되고 심장이 좀 더 빨리 뛰기 시작하고 점점 추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주제엔 아직도 불안감이 있는 듯하다.)

 

오늘 아침 어머님네 잠깐 들렀다 누나와 이야기를 좀 나누었는데... 그 내용이


"엄마 집에 들어와서 살지 말지 엄마한테 말을 해서 알려줘야 할 것 같다.

엄마는 너희가 들어온다는 확신을 하고 있는데 안 들어 올 생각이라면 미리 언 지를 해줘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살아갈 것 같다. 

우리도 처음에 여기에서 산지 2달정도 되었을 땐 엄마와 사는 게 나쁘지 않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말해준 바운더리를 지켜주지 않고 우리 남편도 엄마랑 같이 살고 이야기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그러니 잘 선택해서 엄마한테 알리고 엄마를 보살필 방법을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라는 말이었다. 

 

한국 가기 전 시누이가 나에게 

"엄마랑 같이 살고 있어서 우리가 산책을 2시간 할 수 있고, 우리 딸을 봐줘서 우린 너무 좋은데...

너는 무엇 때문에 같이 살기를 꺼리는 거니?"

하며 물어본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는 왜 불편한지 뭐가 걱정이지 말해준 기억이 있다.

혹시 다시 물어 본다면 네가 같이 살아라고 말해주려고 마음도 먹었다. 

 

지금까지 남편과 이 주제로 다퉜던 이유 중 하나는. 

피가 섞인 자식들은 아무 문제 없으니 그 선택권은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주어야 할 문제를 

본인의 엄마를 매몰차게 돌보지 않는다고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가 한국에 있었던 2달 동안 남편에게 우리의 빈자리가 

특히 그립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내가 이 가정이 파탄나지 않게 하려면 제니의 의견을 존중하고 내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남편은 한국에 3주 정도 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같이 뉴욕으로 들어왔었는데

한국에 와서 나에게 했던 질문이 

 

"어떻게 하면 너의 사랑이 나에게 다시 돌아오도록 만들 수 있어?" 

라는 질문이었다. 처음엔 웃으면서 "몰라" 하면서 장난으로 말했는데 

여러차례 같은 질문을 하는 남편을 보고 

'이 사람이 정말 이 질문의 답을 원하는구나.'

를 깨닫고 이렇게 말해 주었다. 

 

"나는 우리끼리 우리 문제로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도 잘 살 자신이 있는데 

우리가 아닌 문제로 싸우면서 사는 게 힘들어. 내가 콕 집어서 이야기는 안 할 거지만 그 부분이 

내 마음에 가장 걸리고, 나중에 부부 상담하거든  그때 이야기하고 싶어. 난 지금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으니깐.

그 부분이 당신을 사랑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어."

 

Beacon 에서 찍은 폭포(?) 모든 사물이 빛에 반사하듯 우리도 마음을 물에 빛춰 보듯이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면 좋겠다.

 

한국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던 만큼 솔직히 나도 옛 기억이 많이 났다. 

'나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마음이 있었다. 

 

남편이 없었던 2개월 동안 나도 남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었고, 

친구네 보러 가서 그 집 남편이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을 보고도 

'나도 듬직한 남편 있는데... 지금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도 자주 했었다.

 

그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걸리는 마음이 있다면 

'내 남편은 나보다 본인 가족을 더 챙겨. 내가 1순위는 아닌 느낌이라서 

아무 감정 없이 서로 사랑만 했던 시절로 돌아가긴 내 마음이 내키지 않아' 

라고 생각이 한편에 항상 자리 자리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남편이 전혀 다르게 이야기하지 않는가?!

 

"여름 동안 생각해 봤는데 너와 내가 항상 이 주제로 크게 자주 싸웠던 기억이 있는데, 

네가 없는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어. 그러면서 네가 네 의견을 존중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도 했었고, 

내가 아이들에게 이혼 가정을 주고 싶은 마음도 없고, 누구보다 너와 내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 엄마랑 같이 사는 동안 네가 비참하게 산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서 네가 선택하는 대로 하기로 했어."

 

 

남편의 이 말에 남편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생각해준 남편에게 너무 고맙고

이제 맘껏 사랑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어머님께 말해서 어머님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달려 있다. 

되도록 많은 도움을 드리며 (7분 거리에 살기 때문에) 따로 사는 것에 큰 반감과 배신했다는 

감정을 안 느끼면 좋겠는데... 내가 이 부분은 어떻게 할 수 없기에 어머님께 맡기겠다. 

그리고 그 감정은 오롯이 어머님 감정이다. 

 

시월드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 걱정하고 힘들어했었지만,

소중한 내 인생 내가 잘 이끌어 가야 한다. 

 

 

 

누구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우리 자신을 제외하곤. 항상 스스로 길을 걸어 나아가야 한다. 

 

-석가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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